[뉴스타임 포커스] 가구 접착제서 유해 물질

<앵커 멘트>

아토피를 일으키는 새집 증후군은 보통 새로 지은 아파트에서 건축 자재 때문에 나타난다고 알고 계실 텐데요.

합성 목재를 사용한 새 가구도 새집 증후군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구경하 기자!

가구에 사용된 합성 목재에서 새집 증후군을 일으키는 포름알데히드가 나온다고요?

<리포트>

포름알데히드는 암이나 아토피를 유발하는 유해 물질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때문에 정부는 가구에서 나올 수 있는 포름알데히드 성분의 허용치를 정해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허용치가 외국에 비해서는 느슨해서 가구의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붙박이 가구, 책꽂이, 책상

대부분의 가정에 한두 개쯤은 있는 이런 합성목재 가구는 MDF로 불리는 중밀도 섬유판이나 PB라고 부르는 파티클 보드로 만듭니다.

접착제로 얇은 나무판을 겹치거나 톱밥을 압착시킨 것인데요.

원목보다 가격이 저렴합니다.

문제는 이때 쓰이는 접착제에서 새집 증후군과 아토피를 유발할 수 있는 유해물질이 나온다는 겁니다.

실험용 쥐를 통해 접착제의 독성을 비교 실험해봤는데요.

오른쪽에는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접착제를, 왼쪽은 외국에서 쓰는 친환경 접착제를 넣었습니다.

30분이 지나자 양측의 움직임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오른쪽에 있는 쥐들은 움직임이 둔해지더니 구석에 박혀 얼굴을 비비고 기침을 합니다.

산림과학원에 의뢰해 이 유해물질의 성분이 무엇인지 분석해봤습니다.

국내산 제품에서는 미국과 유럽, 일본의 합성 목재보다 포름알데히드가 무려 5배나 많이 나왔습니다.

<인터뷰> 김동일(강북 삼성병원 교수) : "포름알데히드는 눈, 코, 입의 점막에 자극을 주고 특히 호흡기에 천식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장기간 노출되면 폐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국제적으로 인정된 물질입니다."

이런 독성 접착제가 가구에 버젓이 사용되는 까닭은 국내 기준치가 외국에 비해 엄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실내용 가구재료의 포름알데히드 기준은 1.25ppm. 그러나 유럽과 미국은 우리나라 기준치의 1/10, 일본은 1/250까지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기준이 정해진 2004년 이후 기준치를 넘긴 제품이 단 하나도 없을 정도입니다.

<인터뷰> 박미자(환경부 생활환경과장) : "사용 제한 기준이다 보니 우리가 좀 느슨한 건 사실이다."

친환경 접착제를 쓴 합성 목재의 가격은 일반 합성 목재보다 10% 정도 비싼데요.

업체들은 포름알데히드 기준치가 엄격해지더라도 기술력이 있는 데다 대량 생산하면 가격을 일반 제품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만식(판재 생산업체 기획팀장) : "정부 규제가 너무 느슨하기 때문에 저희가 친환경 제품 생산 기반은 충분하지만, 저희만 친환경으로 가는 건 수지타산 안 맞아..."

가구가 뿜어내는 포름알데히드는 없애기가 쉽지 않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노인과 어린이에게 특히 악영향을 큰 만큼 허용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제] 구경하 기자